기차 통학을 하면서 기차안에서의 여흥(?)으로 소설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덕분에 권수가 많아서 구입을 포기한 카타야 스나코씨의 델피니아전기-스칼렛 위저드-새벽의 천사들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한달 정도에 걸쳐 다 읽었는데 여기서도 평소 차원 이동에 대한 의구심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몇몇 이고깽이나 양판소... 등에서 나타나는 차원 이동에 대한 의구심은

1. 다른 차원들의 환경이 현 지구와 동일할 것인가?
2. 다른 차원들의 인간들의 삶이 현 지구의 상식에 따를 것인가?
3. 다른 차원에서의 물리적 법칙은 현 지구의 것과 동일할 것인가?

이 세가지가 가장 크게 생각됩니다.

첫번째는 많은 소설들이 차원 이동을 해봤자 보통 24시간제에 1년 365일에 4계절은 가진 행성으로 가는 것이 대부분이고 몬스터들이 산다는 것을 제외하면 토끼, 호랑이, 사슴 등이 뛰어노는 너무도 현실 세계와 유사합니다. 즉 지구와 거의 동일한 환경에 일반적으로는 중세 배경의 시대로 가는 설정이 너무 대부분 입니다.

특히 쓸모없이 위성이 2개라거나 심지어는 태양이 2개-_- 라거나하는 설정인 경우가 많은데 위성이 2개가 될 경우에 바닷물의 이동이나 자전과 공전의 현상 등은 엄청나게 달라질 겁니다. 만약 지구의 달이 2개라고 치면 자연환경이 얼마나 크게 변화할지 예측이 되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첫번째와 연관되어 이동한 세계의 삶은 대부분 중세 서양의 모습을 그대로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판타지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중세 중국이나 한국 혹은 일본... 이도 저도 아니면 아랍이나 아메리카 등 다른 곳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중세의 중국은 장르는 무협(즉 차원 이동이 아닌 시간 이동), 중세의 서양은 장르는 판타지(시간 이동이 아닌 차원 이동)라고 정해져 있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기껏 환경들을 다르게 설정한 경우에도 역시 이 생활패턴에서는 벗어나지 않는 다는 겁니다. 물론 세계 여러곳의 석기 시대 문명을 비교해 보면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듯이 인간의 도구 발달이야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만 중세 시기 쯤 되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저런 세계관에서는 너무도 획일적인 모습들을 보입니다.

또 언어문제가 있는데 다른 세계로 날아갔는데 언어적으로 문제가 없다거나 시간이동물의 경우에는 과거의 고구려로 날아갔는데 아무 문제없이 의사소통 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심지어는 고구려로 날아가서 시간을 물었더니 서기 몇년이라고 얘기하는 소설도 있다는데 흠좀무... 맨처음에 언급한 델피니아전기 외 시리즈도 마찬가지 인데 델피니아 전기에서의 모든 나라는 역관이 필요 없는 것 같고 다른 세계로 이동해도 통역없이 잘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귀찮은 설정으로는 마법을 통해 언어를 배웠다는 식의 설정도 볼 수 있는데 인간의 뇌라는 물건이 그렇게 쉽게 엄청난 양의 정보를 한꺼번에 넣을 수 있다면 12년제의 느릿느릿한 학교 따위는 없어지는게 나을겁니다.

세번째는 과학법칙에 대한 이야기인데 렐름에서 제가 한방 먹었던 이야기인데 마법이라는 에너지가 존재하는 사회를 생각해 본다면 과연 과학 법칙이 현 세계와 같이 거기서도 통용될것인가 하는 이야기 입니다. 인간이 정신력 만으로 불을 쏴대고 전기를 쏴대는 세계에서 과연 현재와 같은 물리학 법칙이 통용 될것인가 하는건 무척 의구심이 드네요.

마법은 참으로 간편한 설정인 동시에 함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리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을 마법으로 설명하고 불합리한 것들도 마법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세계로 날아간 주인공들은 현대인 천재론에 입각 해서 여러 수학이나 물리학 법칙에 대해 아는 척 하거나 발명을 하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엄청 이율배반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한가지 더 설명하자면 현대인 천재론인데 현대의 학문은 과거의 학문보다 발달하였고 또 엄청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방대한 지식을 머리속에 담음으로서 정보처리능력이 향상되어 이러한 지식을 알고 있는 현대인이 간다면 킹왕짱이 될거라는 이론입니다.

그냥 상식적으로 고교생 수준을 생각해 봅시다. 고교생 수준에서 총기를 제조한다던과 화약을 제조한다던가는 넌센스고 폭탄은 저도 만들줄 알지만 제조에 필요한 것은 각종 화학약품 등 현대의 이기입니다. 그리고 가서 경제를 진흥시키거나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고교생 레벨에서 경제이론이라고는 중심지 이론 정도가 한계인데 그걸로 경제를 진흥시키다니 무섭습니다. 농업 생산력을 향상시키는 자도 있는데 강남농법으로 비료 만들줄 아시는 분 있으면 나와주시고 복잡한 마법 도식을 미적분으로 풀어낼 수 있는 분역시 흠좀무 하십니다.

참고로 현대인은 오히려 몸이 약하고 저항력이 떨어지며 거기 가서 영양 상태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풍토병으로 죽지만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대리만족을 주기 위해 고교생을 이계로 보내면서 세계관 따위 설정하기 귀찮으니 지구와 동일 한곳에 어디서 많이 본 몬스터들을 쑤셔넣고 검기와 마법을 집어넣으면 세계관이 완성되는 식이라 위의 것을 고려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가끔씩은 엄청 세세하게 세계관을 설정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저런 사항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 걸로 봐서는 역시 판타지 소설 쓰기보다 어려운 것은 설정 장난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설정만 평생 만들다가 소설 못 쓰는 것도 좀 우스운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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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9 22:47 2007/12/0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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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자루스 2007/12/10 22:55

    복잡하면 쓰는 사람이 지치고 읽는 애들도 귀찮아서 안보니까...일까요?

    • 실러 2007/12/13 02:39

      그렇게 힘들면 D&D 세계관의 공개된 부분을 따온다던지 하는 방법도 있을텐데...

  2. 만평검 2007/12/11 00:40

    3차원 세계의 사람들이 2차원이나 4차원은 인식하더라도 그 이상은 인식할수 없는것과 같은 원리가 아닐까요?

  3. 새매 2007/12/11 13:29

    「퍼언 연대기」를 읽다가 바다에서 씻는 걸 보고 '저러면 소금기 안 남을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조금 생각해 보니 거긴 지구가 아니니까 바닷물이 짜란 법도 없더군요 ;;
    (다만 물리 법칙의 경우는 이계로 이동할 수 있으면 같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합니다.)

    • 실러 2007/12/13 02:40

      근데 바다는 당위적으로 짜야 됩니다.
      바다가 짠 이유는 육지에 있는 나트륨 성분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만 다른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누적되기 때문인데 바다가 짜지 않으면 그 별은 죽음의 별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 않나요 -_-?

  4. 낙큔 2008/01/06 04:06

    엄밀히 따지자면... 생명체가 살고있는 다른 세계로 여행갔을 때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생명과 만날 확률도 무한대분의 1에 수렴하죠.
    이것도 당연한게... 생명체의 모습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소한 우연으로도 변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인류가 손가락뼈가 6개인 어류로부터 진화했다면 손가락이 6개가 되야했다고 하지요.

    • 실러 2008/01/08 03:13

      그러게 말입니다... 진짜 거기까지 고려하다가는 작가가 죽어날듯(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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